8개의 암봉이 줄지은 절경, 그러나 험하고 위험한 산

100대 명산을 자전거로 도전한다 ④
고흥 팔영산 (608m)
8개의 암봉이 줄지은 절경, 그러나 험하고 위험한 산
나로도 우주기지가 자리한 고흥은 거대한 반도를 이루고 숱한 산과 섬을 안고 있다. 고흥반도 동쪽에 솟은 팔영산은 8개의 바위봉우리가 도열한 특별한 경관으로 유명하다. 8개 봉우리 모두가 암봉을 이뤄 가파른 계단과 로프 구간이 많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팔영산을 자전거와 함께 오른다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의 거친 암릉 뒤로 남해가 아득하다. 오른쪽 계곡에 팔영산자연휴양림이 있고, 맞은편 봉우리는 선녀봉(518m)

 

지난 12월은 전남 고흥 팔영산 자연휴양림에서 한울타리 클럽의 송년회 겸 신년회를 가졌다. 
제천에서 고흥까지는 원거리라 아침 일찍 6시에 출발, 고흥읍에서 식사 후 휴양림에 도착하니 11시30분이다. 먼저 도착한 평택팀은 바닷가를 따라 해안 라이딩을 나섰고 제천팀 4명 중 2명은 평택팀에 합류하고 필자와 빨강머리님은 팔영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8개의 암봉이 도열한 명산 
팔영산(608m)  팔봉은 기러기가 나란히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물고기를 나란히 꿰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구름 가운데 우뚝 솟아 기특한 자태를 뽐내며 8개의 봉우리가 서있다. 8개의 빼어난 암봉이 줄지어 있어서 팔영산(八影山)인데 나로도 우주기지가 있는 고흥 일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다. 
우리는 휴양림에서 정상인 깃대봉을 먼저 오른 다음 제8봉 적산봉에서 제1봉 유영봉까지 역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초반부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깃대봉과 적산봉 사이 안부 삼거리까지는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삼거리에서 깃대봉까지 싱글 구간은 거의 라이딩을 하고 정상 근처의 암릉지대는 끌바를 했다. 깃대봉에 올라 바라본 고흥 앞바다의 경치는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장쾌했다. 
 

 

“맨몸도 힘든데 자전거로 왔어요!?”
깃대봉에서 적산봉까지는 거의 멜바로 올랐다. 등산객들이  감탄을 한다. “맨몸으로 올라오기도 힘든데 자전거로 오르다니 미쳤다”는 분들도 있다. 하기야 평범한 육산이 아니고 가파른 암봉이 줄지은 팔영산을 자전거로 오르는 것은 무모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MTB는 ‘끌바’ ‘멜바’도 라이딩의 일부이고 그렇게 힘들게 올라 산의 정점에서 맛보는 특별한 성취감과 조망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다.     
8봉 적산봉에서 7봉 칠성봉, 6봉 두류봉, 5봉 오로봉까지는 절벽길이다. 홀몸으로 내려오기도 힘든데 자전거로 내려가려니 정말 힘들고 위험한 구간이다. 
오로봉을 내려와 다시 4봉 사자봉, 3봉 생황봉, 2봉 성주봉, 1봉 유영봉까지 오른 다음 주능선을 우회해 6봉과 7봉 사이,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안부로 다시 돌아왔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라이딩과 끌바를 반복하다보니 대나무 숲길이 잘 정비된 곳이 나온다. ‘죽림 라이딩’은 중부 이북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나마 마지막에 라이딩을 하면서 내려오니 멜바한 어깨의 통증이 가시면서 점심 없이 비상식량으로 초콜릿만 먹은 허기가 살짝 진다. 

 

 

전국에서 가져온 풍성한 먹거리
휴양림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다되어 간다. 평택팀도 돌아왔고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에 한팀 두팀 들어와 화기애애한 송년회 자리를 가졌다. 
태백 빵남님이 손수 제작한 빵,  경주(석굴암)와 포항(데꼬님) 팀에서 가져온 과메기, 익산 까망왕자님의 치킨, 나주팀의 홍어, 군산 끌바대장님의 육개장 등등 특별한 음식이 넘쳐난다. 그밖에도 서울,  안성, 광명 등등 전국에서 모이다보니 석화며 귤이 풍성하고, 우리 제천팀에서는 청와대 만찬주 소백산 막걸리 등을 내놓았다. 먹을 게 많은데다 오랜만에 만난 회원님들 간에 밤이 새는 줄 모른다. 
일요일은 임도 라이딩을 하려다 비가 내리고 원거리 분들이 많아 소록도 해안길을 우중 트레킹으로 대신하고 해산했다. 소록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한센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한다. 경자년 새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울타리 클럽은 새해는 3번 국도를 탈 예정이지만 필자는 100대 명산 라이딩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제4봉 사자봉. 깃대봉에서 여기까지 온 길도 힘들었지만 제1봉까지 갈 길도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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