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20년 1월 21일(화) 오전 11시

■ 장소: 경기도 연천군 소재 한반도통일미래센터

■ 주최: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
 

- 4명의 스타트업 대표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4차산업혁명 기초학습 학생들 인기

- 탈북청소년과 자원봉사자가 24시간 합숙, 자연스레 따뜻한 온정과 위안을 느껴

- 2001년부터 총31회, 현직교사 250명, 자원봉사자 310명, 탈북청소년 780여명 참여

탈북청소년 17명을 대상으로 16박 17일 동안(1월 6~22일) 열린 ‘제31회 한겨레 계절학교(교장 양경석, 이하 계절학교)’가 경기도 연천 소재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21일 수료식을 가졌다.

 

이번 계절학교는 자원봉사자 교사 7명과 활동가 3명 모두 10명이 참여하여 탈북청소년들의 학업과 생활지도를 담당했고 예년과 달리 4명의 스타트업 대표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4차산업혁명 시기에 탈북청소년에게도 실질적인 기초교육기회를 제공, 적응 속도를 높여주는 특별수업을 실시해 주목을 끌었다.

 

4인 대표들의 재능기부는 ‘드론을 이용한 코딩교육(스마트앤 플레이 배경준 대표)’, ‘나의 직업과 준비 과정에 필요한 디자인 씽킹(에듀 튤킷 디자인 김성희 대표)’, ‘앱으로 만들어 보는 나의 책 만들기(두들 잇 고민규 대표)’, ‘게임을 통한 기업가 정신 만들어 보기(메이킹 강륜아 대표)’ 등 4차산업혁명 시기에 적합한 주제 강의로 구성, 탈북청소년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두려움 없이 당당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다.

드론과 게임을 이용한 코딩교육

‘두들 잇’의 고민규 대표는 “처음 제안을 받고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계절학교 학생인 탈북청소년들이 기초학습능력도 부족하다고 들은 터라, ‘앱을 이용한 나의 책 만들어 보기’라는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하는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업 열의가 일반학교 학생들보다 너무 좋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고 특히 혼자의 힘으로 부족한 부분은 서로 도와서 해결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또 ”아주 의미 있는 경험이었으며, 앞으로도 이 사례를 활용하여 수업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 고 밝혔다.

 

재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한 김송희(가명) 학생은 ”아이들과 수업을 들으려면 보충수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가정형편 상 과외를 받을 수 없어서 참가했다.“면서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가르침으로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재작년에도 느낀 것이지만 말 붙이기 어려운 한국생활에서 선생님들과 부대끼면서 정이 들었는데 헤어진다니 너무 슬프고 고맙고 그런 마음입니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모의 대통령 선거를 통한 민주시민 교육(후보 선거 포스터)

또 7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교사들은 탈북청소년들의 기초학습능력 증진을 위해 학생들 개개인의 수준과 특성을 파악한 눈높이 교육을 통해 특히 취약한 부분인 영어·수학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수업을 하였다. 또 국어수업을 통해 신문과 책을 접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논술 등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논리성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힘든 자원봉사를 기꺼이 해준 대학생 교사들은 “아이들과 첫날 만났을 때는 말투가 다르기도 해서 서먹서먹하기도 했는데 공부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저 스스로 자극을 받았고, 특히 녹록치 않은 한국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학생들과 헤어지더라도 친누나, 친형처럼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었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는 학생들이 처해있는 특별한 상황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1명이 수료를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학생 중의 한 명이 북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변고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는 합숙기간 내내 불안해하다가 결국은 중도 퇴소하였다. 남한에 있는 그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도 퇴소하여 관계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두 번째 사례는 집단생활에 가장 중요한 일이 전염병인데 합숙교육을 하는 우리 계절학교의 특성상 가장 긴장하는 일이 전염병이다. 한 학생이 얼굴에 발진이 생겨 급하게 연천군 보건소를 찾았다가 한국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의외인 ’수두‘라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급하게 숙소를 격리시키고 수업도 떨어져서 진행했고 다행히 중한 상태는 아니고 전염도 진행이 안 되어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진료를 담당했던 담당의사의 말이 지금껏 여운으로 남는다. “다 큰애들은 수두가 없는데 조금 의아하네, 드물긴 하지만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떨어지면 그런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생사, 의료에 취약한 그들의 환경, 낯설고 물설은 이곳 한국에서 외로움 말고도 또 다른 어려움을 안고 산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는 여전히 큰 숙제로 놓여 있다.

 

(사)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박범진)는 탈북청소년들의 사회 적응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가정방문 학습지도」, 「하나원 토요방문」, 「남북한출신 청소년 주말프로그램」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1년 8월부터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를 방학기간 중 운영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19년 30회까지 760여명의 계절학교 졸업생들은 현재 전국 각 대학에 진학하여 학교생활에 훌륭히 적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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