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바다 속 돌연한 비경 울릉도를 탐하다

둘도 없는 이 땅의 기경(奇景)
짙푸른 바다 속 돌연한 비경 울릉도를 탐하다

울릉도 일주도로가 착공 55년만에 완전 개통되어 들뜬 기분으로 다시 울릉도로 향했다. 수없이 다녀왔지만 내게 울릉도는 이 땅에서 가장 특별한 지상낙원이다. 나리분지를 제외하고 송곳 하나 세울 데 없을 것 같은 기암절벽의 연속, 심연의 짙푸른 바다, 쥬라기공원 무대 같은 빽빽한 원시림은 두바퀴로 달릴 때 가장 폭넓고 깊게 만날 수 있다. 방금 다녀왔건만 그 길고 강렬한 여운으로 또 가고 싶은 먼 섬, 조만간 나는 다시 울릉도행 배에 오를 것이 분명하다

울릉도 동북단 해안에 돌출한 삼선암을 지나는 일행. 하늘도 푸르지만 바다는 더 푸르고 용암이 굳은 바위는 한층 시커멓다

 

울릉도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평지라고는 나리분지가 유일하고 그 외는 수직으로 깎아 세운 듯한 단애(斷崖)로 이루어진 척박한 섬이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이지만, 일주도로 44.5km의 섬은 결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짙은 안개와 풍랑으로 결항이 잦음에도 불구하고 거친 파도를 견디며 울릉도를 찾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화산섬이라는 특이한 지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화산섬은 제주도와 울릉도 둘 뿐이다. 제주도는 넓은 면적으로 완만한 지형을 이루고 있어 사람이 살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울릉도는 제주도를 최대한 압축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평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해안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오지에 가까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55년만에 완공된 일주도로와 선박회사의 고충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였던 일주도로가 착공 55년만인 3월말에 드디어 완전 개통되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에 지인들과 급조해서 3박4일 일정으로 울릉도 여행에 나섰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2001년 11월에 내수전~섬목 구간을 뺀 39.8km가 완공되었고, 드디어 이번에 내수전과 섬목을 잇는 구간이 완공되어 총 44.55km의 일주도로가 개통되었다.
현재 일주도로의 개통으로 자전거를 즐기려는 라이더들의 문의가 선사로 빗발친다고 한다. 많은 승객을 실어 날라야하는 선사로서도 몹시 곤혹스러운지 ‘자전거 선적불가’를 공지하고 있다. 이번 여행도 선사로부터 자전거 선적불가라는 회신을 받고 선사의 운송약관을 들여다봤다. 수화물은 가로·세로·높이 200cm 이내라는 항공기 운송약관과 같아서 자전거를 규격대로 분리하여 묶어서 가져가니 무사통과다. 어쨌거나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는 쾌속선은 수화물 적재공간도 좁아서 선사 입장에서 볼 때, 자전거는 불편한 물건일 뿐이다. 현재 울릉도까지 가는 초대형 쾌속선은 포항에서 출발하는 대저해운의 썬플라워호가 유일하다(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적재 가능).    

이상하고 기묘하고 특별한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비경과 원시림이 문명과 공존하는 울릉도는 참으로 특이하다. 울릉도는 울릉읍과 북면, 서면 등 3개의 읍·면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다. 울릉읍은 상업과 문화, 행정의 중심지인 ‘도동’과 어업전진기지인 ‘저동’이 있어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도동항은 뭍과 연결되는 관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포화상태여서 저동과 사동에도 배가 들어온다.
특히 도동과 저동은 여객선과 관광객이 주로 머무는 곳으로 울릉도 최대 번화가이기도 하다. 절벽에 둘러싸인 좁은 협곡이라는 열악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도동항은 울릉도의 행정, 경제, 교통의 중심지다. 반면에 북면의 천부와 현포, 그리고 서면의 남양과 태하는 비교적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다.
일주도로 44.5km는 자전거로 천천히 둘러봐도 하루면 충분하다. 그러나 좀 더 느긋하고 여유롭게 내수전·석포둘레길, 나리분지, 태하등대, 태하령옛길, 태하령 등을 모두 하루에 보는 건 무리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틀에 걸쳐 일주도로를 달리면서 울릉도의 내면을 보기위해 총 3박4일 일정을 계획했다.
여러 번 오갔지만 내게 울릉도는 한마디로 지상낙원과도 같은 느낌이다.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비경의 원시림과 빼어난 기암괴석의 해안산책로, 그리고 숨 막히는 단애 절벽이 바라보이는 전망 코스 등 볼거리가 지천이다. 항구에 닿으면 풍성한 먹을거리와 포근한 잠자리가 있어 일상에 찌든 심신을 맑게 정화시켜준다. 청정 자연의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로 에워싸여 공해조차 없으니 이게 바로 지상낙원 아니고 뭣이겠는가.
인위적으로 꾸민 시설보다 대자연을 벗 삼아 자연에서 나는 음식을 먹고 힐링과 웰빙을 동시 체험할 수 있는 울릉도는 지상 최고의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행남옛길과 행남해안산책로
내륙에서 출발하면 울릉도에는 대략 정오 못 미쳐 도착하게 된다. 하선해서 숙소로 이동하면 바로 점심식사를 해야 한다. 오후엔 라이딩보다는 가볍게 도동과 저동 사이에 개설된 행남옛길과 행남 해안산책로 트레킹이 제격이다.
행남해안산책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산책로이며, 도동항에서 행남등대를 경유해 저동의 촛대바위까지 변화무쌍한 비경이 이어진다. 기암절벽과 천연동굴의 결을 따라, 때로는 절벽과 절벽 사이를 잇는 무지개다리와 수직의 소라계단이 환상적이다.
먼 뱃길을 밝혀주는 행남등대는 저동항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멋지지만, 행남등대에서 저동항 촛대바위까지 가는 산책로가 한층 절경이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행남해안산책로 외에도 산 중턱으로 행남옛길이 있어 트레킹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울릉군청에서 시작되어 행남등대와 저동으로 이어지는 행남옛길은 울릉도 식물생태환경을 경험할 수 있고,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도 음미할 수 있다. 
옛길 가에 핀 핏빛 동백꽃도 예쁘지만 연분홍 애기동백꽃은 수줍은 미소를 띤 소녀처럼 청순하다. 바닥에 흐드러지게 떨어진 꽃잎은 붉은 양탄자가 되어 여심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은은한 꽃향이 더해지며 동화 속 미지의 세계로 떨어진 듯 신비로움이 온 몸을 감싼다.

해안절벽을 따라 위태로운 길이 나 있는 행남해안산책로는 전국 최고의 산책코스라고 할 만하다. 뒤쪽으로 죽도가 보인다
울릉도 해변은 온통 절벽과 협곡뿐이다. 아무 돌출 바위에라도 올라서면 놀라운 전망이 펼쳐진다
행남옛길 도중의 전망대에서. 뒤편으로 저동항 방파제와 촛대암이 보인다

 

완전개통된 울릉도 일주도로
코스 : 저동~내수전~섬목~천부~현포~태하~남양~사동~도동~저동
거리 : 44.5km
내수전에서 섬목까지의 미개설 구간이 드디어 3월에 개통되어 울릉도 일주도로가 착공 55년만에 완공되었다. 자동차로 울릉도를 편안하게 순환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울릉도 여행은 대부분 도동항이나 저동항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섬 라이딩은 반시계 방향으로 일주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측통행이라 바다를 최대한 가까이서 안전하게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큰 언덕 네 개를 넘어야 한다. 도동에서 저동, 현포에서 태하, 태하에서 수층교, 사동에서 도동으로 넘어 가는 언덕이 그것이다. 그 외에는 비경의 해안 절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평탄가도다.
이번에 새로 개통된 내수전 터널과 와달리 터널 덕분에 손쉽게 섬목에 도착할 수 있다. 섬목에 이르면 관음도로 가는 보행연도교가 놓여있다. 엘리베이터 7층에 내려 목재데크 계단을 따라가면 관음도로 갈 수 있다.
관음도 전체를 한 바퀴 산책할 수 있는 800여m의 탐방로를 따라가면 인기척에 놀란 새들이 여기저기서 날아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탐방로 사방에는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다. 오랜 시간 감추어져온 관음도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탐방로를 걷는데 40분 가량 소요된다.
섬목에서 현포항까지 이어지는 북쪽 해안도로 10.5km는 울릉도에서 가장 길고 평탄한 구간이다. 북면의 바닷가는 현포(玄圃)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울릉읍이나 서면의 바다색보다도 짙고 검푸른 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북면 해안도로는 힘이 넘치는 울릉도만의 풍광이 펼쳐지는 핫플레이스 구간이다. 노인봉과 송곳산, 그리고 공암(코끼리바위)과 삼선암, 관음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섬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찾는 이들은 적지만 ‘비밀스러운 야생의 섬’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현포에서 태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현포령을 넘어야 한다. 오르막길 7부 능선에 위치한 현포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현포항과 그 뒤로 보이는 노인봉, 송곳산이 절경이다. 현포령 정상에는 풍력발전시 1기가 외롭게 서 있는데, 이곳이 북면과 서면의 경계지점이다.
태하에서 저동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울릉도에서 터널이 가장 많은 곳으로 서면에 집중되어 있다. 울릉도는 어느 방향에서 보거나 비경의 연속이다. 해수면까지 내려갔다가 산중턱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해안도로는 진을 빼지만, 이내 아름다운 경치에 그만 고통을 잊는다.
서면의 일주도로에서는 수층교의 태극도로가 가장 인상적이다. 뱀이 똬리를 튼 듯한 형상의 수층교는 왜 태극도로라 하는지 달릴 때는 느낄 수 없다. 다만 지도상에서 보면 태극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층교에서 사동까지 11km 구간은 편안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이 구간은 섬 최고봉인 성인봉(984m)에서 뻗어나온 수많은 능선과 봉우리들이 솟구쳐 있고 해안에는 여인의 치마폭 주름처럼 직각의 절벽들로 에워싸여 있는 절경의 연속이다. 그러나 태풍과 폭풍이 많은 울릉도 해변은 집채만한 파도가 테트라포트를 집어 삼키고 산사태가 많이 나서 해마다 복구공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사태감 터널 위로 직각의 절벽에서 흘러내린 산사태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환상적인 절벽의 해안도로를 따라 곰바위, 사자바위, 얼굴바위, 거북바위 등을 지나 가두봉등대에 이르면 서면과 울릉읍의 경계이다.
가두봉등대를 돌아 나오면 사동항이다. 사동항은 앞으로 비행장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울릉도 지형상 딱히 비행장을 건설할 부지가 없으니, 결국은 사동항 앞바다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결정된 모양이다. 
사동에서 만만치 않은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면 울릉터널이다. 터널을 지나면 바로 도동항이다. 이곳에서 도동약수공원으로 가면 망향봉 독도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독도전망대에 내리면 좌측 산정과 해안쪽에 전망대가 있다. 두 곳의 전망대에서는 도동항과 해변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행남등대로 가는 산책로가 아스라하고 아주 쾌청한 날에는 92km 거리에 있는 독도도 볼 수 있다.

관음도 산책로를 내려서면서 바라본 선창 일원의 해안로. 맞은편 해안에서 산으로 진입하는 길이 석포마을과 안용복기념관을 거쳐 내수전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연결된다. 오른쪽 갈매기 바로 아래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보루산전망대
관음도에서 바라본 울릉도. 왼쪽 절벽지대가 이번에 마지막으로 개통된 일주도로 터널 구간이다. 위쪽으로 나리분지를 에워싼 외륜봉 중 하나인 나리봉(813m)이 드러났다
이번에 개통된 구간은 거의 대부분이 터널이다. 터널 내부는 널찍하고 밝아 라이딩이 불안하지 않다
현포령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모습. 앞쪽의 현포항 뒤편 노인봉 너머로 송곳산이 뾰족머리를 내밀었다
북면 해안도로에서 바라보이는 송곳산의 위용. 바다를 곧 덮칠 것만 같다

 

내수전~석포 둘레길
내수전일출전망대로 오르는 길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터널로 걷다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어느덧 통나무 계단에 올라서면 전망대다. 이곳의 전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정상부는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이 일절 없기 때문에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한다.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동항과 행남등대, 멀리는 도동의 망향봉이 보인다. 발밑의 바다색깔은 그야말로 영롱한 산호색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쪽빛 바다의 절경은 가파른 해안절경과 더불어 잊지 못할 장관을 이루고, 정면의 죽도를 지나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섬목과 관음도를 시작으로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석포마을이 조망된다.
내수전일출전망대 입구에서 석포마을까지 3.4km의 산길은 울릉도 일주도로에서 유일하게 미개통 구간이었던 곳으로 트레킹족들에게 매우 인기 있다. 일출전망대 입구에서 잘 포장된 내리막길을 500m쯤 가면 오솔길로 접어든다. 울창한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숲길은 다양한 식생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계곡과 때로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세가 수려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숲길 중간의 정매화계곡 쉼터를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되고 이어서 동백나무로 가득한 숲길을 지나게 된다. 편안한 흙길과 함께 동백나무, 후박나무, 고사리과 식물과 양치식물이 즐비하다. 말없이 의미만 부여하는 자연은 깊이만큼이나 넓이만큼이나 무한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자연을 좋아하는 일행과 동행하다보면 자전거를 끌거나 메야하는 오르막길에서도 항상 밝은 미소가 가득하다. 
봄빛이 완연한 4월 이곳의 동백꽃은 최고의 절정기를 맞는다. 초록의 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온통 붉은 빛으로 아름답게 수놓은 듯하다. 수줍은 처녀처럼 한창 물먹은 꽃망울은 자신의 속살을 터트릴까 말까 아쉬워하고, 이미 자신의 속살을 활짝 드러낸 꽃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이내 바람에 날리어 떨어진 동백꽃은 붉은 양탄자가 되어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어 사뿐히 즈려밟고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좁디좁은 산길에서 이렇게 예쁜 꽃을 밟고 가야하는 것이 참으로 난감하다.
석포에 도착하여 안용복기념관을 둘러보고 선창으로 내려가는 길에 보루산을 올라본다. 보루산 정상부에는 러·일전쟁유적지와 석포일출·일몰전망대가 있다. 석포일출·일몰전망대의 가장 큰 특징은 동서로 트여 있어 일출과 낙조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인봉에서 흘러내린 한줄기 능선이 바다 직전에 마지막으로 빚은 봉우리로 그 모양이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겼다고 해서 송곳산인데 하늘을 찌르며 우람하게 솟은 암봉이 장관이다. 높이 430m인 송곳산은 바다와 불과 100m의 짧은 거리로 맞닿아 있어 그 아래 해상이나 육상에서 보면 더 높고 웅장하게 보인다.

내수전일출전망대의 북쪽 조망. 다소 평평한 산 능선 위에 석포마을이 보이고, 오른쪽 바위섬은 관음도
내수전일출전망대의 남쪽 조망. 저동항과 도동항을 끼고 있는 망향봉(316m)이 중첩된다
내수전~석포 간에 남아 있는 원시림 숲길
동서가 트여있어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보 수 있다는 보루산전망대. 뒤는 서쪽 배경으로 송곳산이 보인다
석포마을에 있는 안용복기념관


나리분지의 원시림
나리분지는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성인봉, 미륵산, 천두산, 나리령에 에워싸여 있고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다. 동서 1.5km, 남북 2km의 나리분지에는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로 지붕을 너와로 이은 너와집과 투막집 4개소가 도지정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나리분지는 천부 또는 추산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나리분지 내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와 용출소, 신령수 등이 있다.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울창한 나리분지 숲길과 원시림 코스가 있어 자전거로 돌아볼 수 있다.
나리분지에서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가면 추산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나온다. 소나무 숲길이 잘 조성된 평지를 어느 정도 가면 급경사의 지그재그길이 나오고 추산수력발전소를 지나게 된다. 추산항 하단부에 이르면 좌측에 성불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성불사 뒤로 보이는 거대한 송곳산이 볼만하다.

나리분지를 에워싼 외륜봉이 톱날처럼 날카롭다. 왼쪽 고봉은 미륵산(905m)
도로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리분지. 울릉도 유일의 들판으로 10여 가구가 거주한다
천부~나리분지 간 도로도 급경사에 지그재그가 극심하다
나리분지 외곽의 원시림 숲길
나리분지에서 추산으로 내려가는 임도. 급경사에 커브도 심한 난코스다

 

향목옛길과 태하등대 전망대
현포령 고갯마루에서 태하 방향은 지그재그로 내려가야 하는 환상적인 굽이길이다. 11개의 구비를 돌아 내려가면 우측으로 태하항 가는 길이다. 태하마을은 성하신당과 황토굴이라는 황토구미, 그리고 태하등대로 올라가는 향목전망대가 유명하다.
태하등대가 위치한 곳에 향목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로 가는 길은 3가지다. 태하마을 뒷골목으로 올라가는 태하옛길과 모노레일 출발지 아래의 임도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광 모노레일을 타고 쉽게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향목전망대 가는 길에는 50년 이상 되는 해송 숲과 동백 숲이 울창한 숲터널을 이루고 있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태하등대 앞이 바로 향목전망대로 향나무 자생지로 알려진 가파른 절벽의 대풍감이 위용 있게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여기서 현포 해안을 바라다보면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한 선계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현포해안의 절경과 대풍감 해안절벽은 자연경관이 매우 뛰어나 울릉도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깎아지른 듯한 향목령 절벽을 따라 현포항을 바라보노라면, 코끼리바위인 공암과 노인봉, 그 뒤로 하늘을 향해 불끈 솟아 오른 송곳산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태하마을 뒤편 등산로를 통해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멜바’가 기본이다
스카이워크로 단장된 향목전망대. 저 멀리 송곳산이 보인다

 

태하령 옛길
태고의 자연경관이 남아 있는 추억의 태하령 옛길이 폐쇄 13년 만인 2018년 8월 재개방됐다. 태하령 옛길은 일주도로 개통 전 울릉읍과 서·북면을 잇던 유일한 도로로 사고위험을 이유로 2005년부터 전면통제됐다.
태하령 도로는 울릉군 서면 남양마을과 태하마을을 잇는 해발 462m의 험준한 고갯길로 재개방된 일방통행구간은 서면 남서리(구암 하늘섬공원)에서 태하리(태하령입구)까지이며, 높이 2.3m 이상 차량과 9인승 초과 차량은 통행할 수 없다.
통행이 재개된 태하령 도로는 원시림을 자랑한다. 80년대 초부터 취로사업의 일환으로 생존을 위한 교통 편의를 위해 험준한 산길을 뚫어 개설됐다. 80년대 중반부터 연탄과 식량 등 생필품을 실은 경운기는 물론 수많은 차량이 운행했던 도로로 점차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울릉도 유일의 산악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세를 탔다.
울릉도 서쪽 깊숙한 심산계곡인 이곳은 도로주변에 굵직한 침엽수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고 소담스런 대나무길이 조성돼 있다. 적막한 새벽엔 운무(雲霧)가 서서히 걷히면서 계곡은 무채색 산수화 비경을 펼쳐낸다. 이곳에서 아침을 맞는 사람의 행복이자 특권이다. 봄이면 산나물이 지천으로 돋아나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이 지며, 가을이면 오색단풍이, 겨울이면 동양화 같은 멋진 설경의 연출로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선사해 울릉도의 작은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 불린다.

태하령 옛길 따라 깊이 들어가면 갑자기 경사가 심해지면서 대형차량의 출입을 막는다
좁고 급경사에다 구비마저 극심한 태하령 옛길

 

울릉도 해상관광
울릉도에서의 해상관광은 독도유람선, 죽도유람선 그리고 울릉도 전체를 한바퀴 도는 섬일주 유람선이 있다. 울릉도 일주도로를 자전거로 한 바퀴 다 돌아보았다면 섬일주 유람선을 추천하고 싶다. 유람선은 도동항에서 출발해 시계방향으로 운항한다. 운임은 2만5000원으로 하루에 두 번 운항한다.
유람선에서는 자전거로 일주도로를 달린 궤적을 훑어볼 수 있으며, 섬에서 한발 물러난 위치에서 자전거로 달렸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동을 받게 된다. 유람선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출발해 가두봉등대를 거처 거북바위, 사자암, 대풍감, 송곳산과 공암, 삼선암, 촛대바위 등 울릉도의 해상 절경들을 1시간50분대에 돌아볼 수 있다.
바위와 돌로 뒤덮인 울릉도. 나리분지를 제외하고 평지 없이 모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기암괴석,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변화무쌍한 경관은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특히 대풍감에서 현포 방향으로 바라보이는 송곳산과 바다에 떠 있는 공암, 딴바위, 삼선암의 비경은 마지 쥬라기공원에 온 듯 원시적 느낌을 준다.
배의 출발과 함께 갈매기 떼가 끝까지 따라 붙는다.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해상관광유람선은 울릉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울릉도행 여객선은 강원도 강릉과 묵호항, 경북 포항과 후포항 등 네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2시간30분에서 3시간30분 남짓 소요되며, 항해 시간은 바다 날씨에 따라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울릉도 배편
강릉출발 : 씨스포빌(www.seaspovill.co.kr)
묵호출발 : 씨스포빌(www.seaspovill.co.kr)
포항출발 : 대저해운(http://daezer.com)
포항출발 : 태성해운(http://www.tssc.co.kr)
후포출발 : 제이에이치페리(www.jhfer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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