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춥고 바람도 덜한 겨울산 라이딩 비결

특별기획 / MTB의 재발견 ⑤
덜 춥고 바람도 덜한  겨울산 라이딩 비결

여전한 추위에 야외에서 운동할 엄두가 나지 않는 날씨지만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라이더들이 있다. 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산으로 향하는 이유는 겨울산이 주는 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산악자전거는 로드바이크와 다르게 산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추위라는 외부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다. 도로 위 추위가 걱정이라면 추위를 피해 산으로 가보자

 

 

추운 겨울 자전거를 끌고 나서면 썰렁한 거리를 마주치게 된다. 특히 칼바람을 맞으며 달려야 하는 로드바이크의 경우 겨울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을 더욱 찾아보기 어렵고 더불어 블랙아이스와 같은 도로 위 위험요소들도 크게 한몫한다. 그래서 로드 라이더들에게는 트레이너를 활용한 인도어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게 겨울 문화처럼 자리 잡혀 있다. 반면 MTB 라이더는 겨울에도 산으로 향하는데 충격을 흡수해줄 서스펜션, 넓은 핸들바와 광폭 타이어의 장점을 앞세워 도로뿐만 아니라 산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시기다.
산은 도로와 확연히 다른 환경을 보여준다. 길을 걷다 추위와 바람을 피해서 실내로 들어가 본 경험은 누구나 있으며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동일하게 산에 들어가면 도로와 체감온도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겨울철 산악라이딩은 수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얀 눈이 쌓인 산길을 바퀴로 밟을 때 새로운 느낌과 그림 같은 풍경에서 라이딩을 하며 연신 감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게다가 겨울산은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마치 산을 전세 낸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MTB용 방한 의류 및 용품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가기에 앞서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체온을 지켜줄 복장에 대한 철저한 준비다. 단순히 ‘날씨가 추우니 많이 입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오히려 자전거에 올라있는 동안 불편함을 배가시킨다. 경험이 많은 라이더를 보면 꼭 필요한 용품들만 적절히 활용해 복장이 간단한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것저것 많이 겹쳐 입었으나 불편함에 용품과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고 보니 필요한 복장만 남게 되었다. 복장은 각기 다른 특징이 있는데 요점을 잘 파악해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선별한다면 추위에 떨지 않고 쾌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사이클링 캡은 머리와 귀 보온에 도움을 준다

 

추위에는 특히 귀가 취약하다. 길에서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유독 귀가 시리다고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손으로 귀를 감싸거나 패딩 모자로 덮어줘도 바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는 바람을 맞아가며 타기 때문에 귀쪽 보온이 굉장히 취약하고 바로 추위에 반응하므로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간혹 헬멧 통풍구로 들어오는 찬바람도 사이클링 캡이 막아줘 유용하다. 주의사항은 사이클링 캡의 두께가 있으므로 사용하고 있는 헬멧에 여유 공간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

 

 

두꺼운 겨울 상의를 입기 전 기본이 되는 베이스레이어를 착용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베이스 레이어는 기능성 소재로 제작되어 운동 중 발생하는 땀을 흡수하고 빠르게 외부로 배출해 체온유지에 도움을 준다. 입문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면 티셔츠를 베이스레이어로 착용하는 경우다. 땀이 많이 나지 않으면 문제가 없지만 면 티셔츠가 땀에 젖으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겨울철 티셔츠가 젖은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면 체온이 급속도로 떨어져 라이더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심한 경우 저체온증이 올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베이스레이어, 긴팔 소프트쉘 자켓, 윈드자켓 또는 베스트 순으로 착용 후 라이딩을 즐긴다.

 

기능성 베이스레이어는 상체 체온유지에 도움을 준다

 

손과 발은 귀 다음으로 취약한 부분이다. 낮은 온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부위이며 필자도 처음 동계 라이딩을 하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손과 발은 움직임이 적은 편이라 체온유지가 어렵고 쉽게 굳는다. 주행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의식해 자주 움직여주고 가능하다면 방풍 기능이 뛰어난 소재로 제작된 아이템을 사용한다.

 

슈커버와 장갑으로 손과 발의 체온을 유지하자

 

필수사항이 아니지만 가방을 착용하면 많은 장점이 있다. 필자는 가방은 거북이 등껍질과 같다고 표현하고 싶다. 등 부위로 배출되는 체열을 잡아줘 보온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넘어졌을 때는 보호대 역할도 한다. 수납성 역시 뛰어나 각종 수리키트와 초콜릿, 견과류 같은 행동식을 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할 수 있다.
 

가방을 착용하면 항상 든든하다

 

자동차의 경우 겨울 타이어와 사계절 타이어가 따로 존재하듯 자전거도 타이어 종류가 다양하고 용도와 목적이 다르게 출시된다. 수요는 많지 않으나 자전거용 겨울 타이어로 트레드에 철심이 박혀있는 스파이크 타이어가 존재한다.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우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고 땅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진흙 상태의 노면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타이어의 트레드가 촘촘한 제품보다는 넓은 패턴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눈이나 진흙이 잘 붙지 않아서 균일한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는데 폭이 넓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사용하는 타이어가 27.5인치 2.25~2.4의 규격이라면 더 높은 접지력 확보를 위해 공기압을 30psi 아래로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펑크에 취약해지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대신 플러스타이어 27.5인치 2.8~3.0 규격을 사용한다면 20psi 이하의 공기압을 유지하면서도 펑크 위험이 적어져 눈 위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해진다.

 

타이어 트레드에 따라 사용 환경이 다르다

 

코스는 짧고 굵게 산속에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싶은 열정도 강추위 앞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체감온도는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이 큰데 바람만 덜 맞아도 그렇게 춥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코스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날 라이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전거도로나 임도에 비중을 많이 둔 코스 구성이라면 바람과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겨울철에는 트여있는 도로보다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우거진 산속의 싱글 코스에서 라이딩 하는 게 좋다.
라이딩 초반에는 잘 모르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라이딩 시간은 2~3시간 이내, 휴식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낯 시간대(10~16시)에 라이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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