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와 트랙바이크 DNA를 물려받다

자전거의 가장 큰 적, 바람을 가르는 것은 모든 라이더의 숙명이다. 아찔한 고속의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가벼운 무게도, 승차감도 아니다. 오로지 라이더의 강력한 엔진과 머신의 에어로다이내믹 성능만이 요구될 뿐이다. 라이더가 엔진을 단련하는 동안, 자전거 제조사들은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트랜소닉은 후지바이크 100년간의 제조 노하우와 21세기 들어 더욱 부각된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에 대한 고찰이 집약된 모델이다

후지 트랜소닉은 TT바이크인 노르콤 스트레이트와 트랙바이크인 엘리트의 에어로다이내믹 DNA를 물려받아 2014년 첫선을 보인 정통 에어로 로드바이크다. 물론 이전에도 에어로 바이크를 표방한 SST가 있었지만, 최근의 에어로 바이크 디자인과 비교하면 완벽한 에어로 형상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트랜소닉은 에어로 바이크라는 인상을 강하게 내뿜는다.

 

강성을 위한 노력과 그 결과
트랜소닉의 프레임은 에어로 바이크 형상이지만, 하나하나의 튜빙을 살펴보면 여타 제조사의 에어로 바이크보다 좌우폭이 넓은 에어포일 형태다. 이는 충분한 강성을 확보한 후 에어로효과를 얻기 위한 후지의 선택으로, 좌우 폭의 두께보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공기를 흘려보내느냐에 착안한 후지 연구팀의 개발 결과다.
프레임은 후지의 C5 하이모듈러스 카본(1.0 시리즈는 C10 하이모듈러스 카본)을 사용해 강성에 수반되는 모든 의심을 불식시킨다. 후지의 경량 모델인 SL에는 프레임의 각 튜빙마다 자칫 부족할 수 있는 강성을 보강하기 위해 RIB이라는 격벽이 있는데 트랜소닉은 이미 충분히 두터운 튜빙으로 강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RIB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강성이 든든하게 뒷받침된 프레임은 주행시 힘손실을 줄이고 반응성이 좋아 에어로 효과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뒷브레이크가 달린 시트스테이 역시 시마노와의 협업으로 프레임 설계가 이뤄졌다
발의 크랭크를 사용했다
다이렉트 브레이크 장착을 위해 시마노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포크
와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트튜브 디자인
오발 컨셉트 300 안장은 어떤 포지션에서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제원

프레임 후지 C5 하이모듈러스 카본
포크 FC 440 카본 테이퍼드 포크
뒷 디레일러 시마노 105-5800
앞 디레일러 시마노 105-5800
크랭크세트 오발 콘셉트 300
체인 KMC X11
스프라켓 시마노 105 11-28T
브레이크 시마노 105 다이렉트 마운트
휠세트 베라 코르사 DPM27
타이어 비토리아 자피로 프로슬릭 25C
핸들바 오발 콘셉트 310 Ergo
시트포스트 트랜소닉 에어로 카본
안장 오발 콘셉트 300
사이즈 XXS(46), XS(49), S(52), M(54), L(56), XL(58), XXL(61)
가격 210만원

 

강성을 놓치지 않아 더 효율적인 에어로 형상
그렇다면 에어로 효과는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트랜소닉은 튜빙의 에어포일 형상을 거의 모든 부분에 적용시켰다. 가장 먼저 공기를 가르는 포크와 헤드튜브는 에어로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에어포일 형태로 제작되었고, 시트스테이와 시트튜브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후방와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트스테이에 장착된 브레이크를 감싸듯이 디자인 되었다.
특히 브레이크가 받는 공기저항까지 고려해 시마노의 다이렉트 마운트 브레이크를 적용했는데 이에 최적화된 프레임 형상을 위해 시마노와의 협업까지 별도로 진행했다고 한다.
시트튜브는 리어휠을 감싸는 듯한 형상을 취했고 대구경의 BB셸은 두툼한 에어로 튜빙들 사이에 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에어로 디자인은 300W의 파워로 40㎞를 주행할 때, 과거 모델인 알타미라보다 55초, SST보다는 65초 빠른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고속주행시 드롭바를 잡았을 때 그립이 굉장히 좋았고 자세 유도도 좋은 편

 

만족스러운 성능과 가격
트랜소닉은 신기바이크를 통해 국내에 총 6가지 모델이 선보인다. 2.9는 그 중 엔트리급 모델로 시마노 105-5800 그룹세트에 오발 콘셉트 300 크랭크가 적용되었다.  트랜소닉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1.0시리즈와 2.0시리즈의 프레임 소재가 구분된다. 2.9는 C5 하이모듈러스 카본이 적용되어 본격 레이스에도 손색없는 프레임 강성을 느낄 수 있다. 21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정통 에어로바이크의 오너가 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에어로답지 않게 업힐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내 준다
다운힐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최상급
트랜소닉 2.9를 타고 고속으로 서서히 속도를 올리는 중

 

Test Rider Review

특출난 강성과 안정감… 무게는 다소 아쉬워

3월 18일 양평 양수역 인근에서 기자가 직접 트랜소닉을 시승해보았다.
트랜소닉 2.9는 트랜소닉의 막내뻘 모델로 가장 낮은 스펙이다 보니 무거운 편이다. 페달을 제외하고 8㎏ 후반의 무게는 에어로 바이크라고 해도 다소 부담스럽다.
출발 후 일정속도에 도달하기까지 무거운 무게는 확실히 페달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상당한 강성과 반응성이었다. 급격한 가속과 오르막에서 순간 치고 나가는 반응성이 탁월했고,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간혹 무른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잘 삶은 계란 한 판 중, 한두 개가 덜 익은 듯한 느낌으로 그 비율은 높지 않았다. 아마도 휠 때문으로 예상되며 무게 역시 휠의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인다.
40㎞ 이상의 고속에 진입하자 한결 편한 느낌이 왔다. 좀 더 작은 파워로도 높은 속도를 유지하기가 수월했다. 또 하나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오발의 안장이다. 기자는 라이딩시 안장 위에서의 포지션 이동이 유달리 잦다. 그만큼 예민한 엉덩이를 가진 편이지만 오발 콘셉트 300 안장 위에서는 포지션 이동이 자각할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고, 간혹 언덕을 만나거나 낮은 자세를 취해야하는 상황에서 부득이 포지션을 바꿔도 한결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트랜소닉의 최대 장점을 느낀 코스는 다운힐이었다. 1㎞ 가량의 다운힐 중에 느꼈던 것은 안정감이다. 고속 다운힐에서는 노면 상태가 조금만 거칠어도 자전거가 들썩이는 일이 잦은데 트랜소닉은 노면에 낮게 깔려가는 느낌이 강해 내려갈수록 고속에 대한 욕심을 내게 되었다. 실제로 ‘이 정도면 좀 더 쏴도 되겠는데?’라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들어 신뢰도가 상승했다. 그런 안정감은 조향에도 영향을 줘 자칫 위험할 수 있는 고속 커브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여 주었다.
트랜소닉 2.9는 앞서 언급했듯이 라인업 중 하급 모델이다. 하지만 트랜소닉과 함께 바람을 가르는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프레임의 강성과 반응성, 승차감 모두 우수한 편이지만, 안장을 제외한 컴포넌트와 휠세트의 무게는 다소 아쉽다. 하지만 21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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