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들어서는 거대 인공물 2곳

국내에 들어서는 거대 인공물 2곳
해운대 101층 엘시티 & 밀양 영산정사 82m 와불

자연은 물론 문화유산 중에 규모로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에서 거대규모의 인공물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m나 되지만 세계 5위에 불과할 정도로 세상은 규모에 집착한다. 부산 해운대에 들어서고 있는 엘시티는 101층(411m) 랜드마크 타워와 85층(339m) 주거타워 2동으로 구성되며 내년 11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최상층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밀양 영산정사는 길이 82m, 높이 21m의 세계최대 와불(臥佛)을 연말 완공 목표로 조성중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동단에 들어서고 있는 엘시티의 위용. 왼쪽 두 동은 주거동으로 85층 339m이고, 오른쪽 랜드마크타워는 101층 411m이다. 오른쪽 뒤로 해발 180m의 달맞이고개 언덕이 푹 가라앉아 보인다. 해변에서 곧장 솟은데다 3동이 모여 있어 육안으로 보는 위용이 대단하다

 

크기가 뭐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피라미드, 만리장성, 콜로세움 등등 인류 최고의 유산은 결국 크기로 말한다. 인간은 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나라(奈良) 동대사(東大寺)는 대불전과 대불로 유명한데 좌상의 높이가 16m에 달하는 청동대불은 무게도 380톤이나 된다. 이런 대불이 우리의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해당하는 752년에 완공되었다니 정말 놀랄 일이다. 지금도 이 대불 앞에 서면 거대한 규모와 완벽한 비율, 섬세한 조각기법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대불을 안치한 대불전의 크기 또한 놀라워서 세계최대 목조건물의 명예를 지키고 있다. 그 옛날 이 대불전과 대불을 본 사람들은 절로 넙죽 엎드려 신자가 됐을 것이다. 사람의 능력으로 이런 걸 만들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을 테니까.

중동과 아시아에서 마천루 경쟁 불꽃
필자 역시 규모에 가장 놀란 인공물은 로마의 콜로세움과 바티칸대성당, 동대사 대불전과 대불, 만리장성이다. 피라미드를 아직 못 봤지만 그 앞에 서면 또 얼마나 경악할까. 종교건축물이 거대한 것은 엄청난 규모가 주는 위압감을 종교적 신성성과 결부시키기 좋기 때문이다. 그런 위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신자로 만들기는 훨씬 쉬울 것이다.
현대의 위용은 주로 마천루가 대변한다. 마천루의 순위는 종종 국가의 경제력 혹은 기술력 순위와 겹치기도 해서 웬만한 나라마다 마천루 건설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개 구미의 선진국은 관심이 덜하지만 후발국들은 앞다퉈 마천루 건설 대열에 나선다. 특히 중동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다. 세계최고층 빌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160층 830m)이고 2위는 중국 상하이타워(128층 632m),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아브리즈 알 바이트(120층 601m) 순으로 10위권 내 대부분이 중동과 중국, 아시아에 분포한다. 부르즈 할리파는 북한산(836m)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는 200층 1008m의 제다타워가 2020년 완공 예정으로 건설중이다. 제다타워가 완공되면 200층 1000m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기존 마천루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101층 411m, 여전히 높다!
부산 해운대에 들어서는 엘시티는 지하 5층 지상 101층, 높이 411m로 국내 2위지만 세계적으로는 10위권 아래로 처질 정도로 이미 마천루 전성시대다. 하지만 육안으로 보는 엘시티는 엄청난 위용을 발한다. 85층(339m) 주거동 2동을 옆에 거느리고 있고 해변에서 곧장 솟아 있어 최고층인 랜드마크타워는 더욱 높고 커 보인다. 서울 롯데월드타워보다 140m나 낮은데도 실물로 보는 느낌은 더 높고 웅장한 것 같다.
11월초 현재 주거동은 다 올라갔고 랜드마크타워도 최상부층 일부만 남겨놓고 있다. 내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인허가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포스코건설 시공으로 어쨌든 건물은 올라갔고 완공 후에는 호텔과 최고급 주거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엘시티 때문에 해운대의 면모는 완전히 달라졌다. 해운대 백사장 길이가 1.8km인데 그 1/4에 달하는 마천루가 해변에 떡 버티고 서서 해변은 다소 위축된 느낌을 주지만 주변에도 고층건물이 즐비해 세련된 첨단 분위기도 더한다. 해운대구는 전국에서 50층, 200m 이상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이 밀집한 마천루 도시이기도 하다.   
이제 해운대에 가려면 사전에 목운동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수평선 드리운 바다와 오륙도, 동백섬을 편하게 보다가 마천루들을 보려면 목과 고개가 바쁠 것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엘시티. 층수를 세다가는 웬만해서는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밀양에 조성중인 세계최대 와불
사명대사 생가 바로 옆인 경남 밀양시 무안면 영산정사에 세계최대 와불이 조성중이다. 영취산(739m)이 흘러내린 산줄기 위에 턱 하니 누워있는 와불은 좌대길이 120m, 불상 길이 82m, 불상 높이 21m로 실로 엄청난 크기다. 좌대면적만 9000㎡(약 2700평)에 달해 축구장 크기와 비슷하다. 일본 등지에 100m를 넘는 입상 불상이 여럿 있지만 누워있는 와불은 이곳이 최대다.
아직 공사중이라 접근이 금지되어 있으나 산 아래에서야 전모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불상은 거대하다. 능선 전체를 침대로 삼아 불상이 편안히 누워있는 것만 같다.  
그리 크지 않은 사찰인 영산정사에서 맞은편 산 위에 와불 공사를 시작한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공사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가 11월초 현재 외부 금칠 등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연말까지 완공 예정이지만 다소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규모가 커서 불상은 철근콘크리트 방식으로 제작되었고 외부에는 금색이 칠해진다. 와불 아래 법당에는 영산정사에서 보관중인 팔만대장경 원본인 10만 패엽경과 부처님 진신사리, 무게 27톤의 세계최대 범종, 세계 각국의 불상 등을 모실 계획이다.
와불은 임종 직전 석가모니가 최후의 설법을 하고 열반할 때의 자세를 불상으로 만든 것으로 아시아 각국에 많이 조성되어 있다. 
 

길이 82m, 높이 21m의 밀양 영산정사 와불. 팔과 얼굴에서 작업중인 사람이 점처럼 보인다
능선을 침대삼아 길게 누운 와불은 뒤편의 600m급 산과 당당히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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